영화, 클래식-순백색의 사랑이야기 영화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이 열연한 영화, 클래식(2003-01-30 개봉)은 수채화같은 영상미가 압권이다. 3~40년을 넘나들며 두 갈래의 이야기가 푸가처럼 돌림형식으로 펼쳐지는 기법이 인상적이다. 이런 기법은 순진행과 역진행으로 영화를 퍼즐조각처럼 만들어 놓은 영화, 메멘토와 약간 비슷한 편인데, 메멘토식의 논리와 두뇌를 요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술술 눈에 들어오는 영화란 게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영화의 두갈래의 이야기는 이곡에서 중추적으로 흐르는 테마음악인 '사랑하면 할수록'과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도 긴밀하게 연계된 특징이 있다. 즉 준하와 주희의 사랑이야기는 '사랑하면 할수록'으로 결말되는 슬픈 이야기인 반면, 상민과 지혜의 사랑이야기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으로 결말되는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이야기는 극적인 대비와 합일을 동반하기에 해피한 종결이 그렇게 진부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다.

더 이상의 테마를 이야기하면 영화가 깨트려질 것 같아 조심스러워진다.

여기선 음악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영화 제목이 The classic 답게 사운드 트랙이 아주 감미롭다. 국내 대중가요와 올드 팝송과 클래식곡 등 다양하게 안배된 특징이 있다. 먼저 여기서 가장 많이 흐르는 음악은 유영석 곡의 '회상(1996年 3집)'을 영화에 맞게 가사를 단 '사랑하면 할수록'이란 노래이다. 가사는 아래와 같이 이 영화를 축약하여 시를 만들어 놓은 듯 애절한데, 선율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노을지는 언덕넘어 그대 날 바라보고 있죠
차마 말하지 못한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나요
왠지 모르게 우리는 우연처럼 지내왔지만
무지개문 지나 천국에 가도 마음만은 변함없죠
사랑하면 할수록 그대 그리워 가슴 아파도
이것만은 믿어요 끝이 아니란걸
이제야 난 깨달았죠 사랑을 숨길수 없음을
우연처럼 쉽게 다가온 그대 이젠 운명이 된거죠
사랑하면 할수록 멀어짐이 두렵기만해도
이것만은 믿어요 끝이 아니란걸
끝이 아니란걸

이 선율은 필요한 장면 곳곳에 악기와 분위기를 바꿔 재현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곡은 '자전거를 탄 풍경'이 부른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이란 노래이다. 이 노래는 지혜와 상민이 비 맞으며 도서관으로 달리는 장면에 흐르는 다소 흥겨운 메들리를 가진 곡인데,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상징을 지니는 테마이다. 통기타 반주와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진 이곡은 영화 전반의 싱그러운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가 지향하는 순수한 사랑 그리고 수채화같은 담백한 느낌과 잘 어울릴 뿐만아니라, 앞의 슬픈 주 테마와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기에 아주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다음의 의미심장한 노래 하나는 김광석의 포크 송, '너무 아픈 사랑은 아니였음을' 이다. 이 노래는 베트남에 전투병으로 기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에 흐르는 멜로디로 김광석 특유의 맑으면서도 아픔이 서린 가창을 들을 수 있는데, 사랑이라는 테마와 더불어 월남 파병이라는 역사적인 사건과 맞물려, 그 시대에 서린 일정한 애환같은 느낌도 주는 편이다. 하모니카와 통기타 소리가 아주 찡하게 들리는 장면이다. 김광석 특유의 염세적인 맛이 스민 이런 노래는 서정성이 극강으로 흐르는 앞의 두곡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 편이기도 하다.

이상이 대중가요로서 이 영화에 흐르는 것들이고, 여기에 들리는 올드 팝은 Manfred Mann 의 'Do Wah Diddy Diddy'와 Beatles 의‘Hippy Hippy Shake’두곡이다. 비틀즈의 노래는 Swinging Blue Jeans 의 연주로 삽입되어 있다. 이 두곡의 팝송은 영화의 테마를 쫓기보다는 영화의 조미료같은 역할을 하는 편이다. 영화의 복고적인 면이나 흥겨운 면을 부각시키기기 위한 안배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을 보자. 여기서는 세곡의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 요한 파헬벨의 캐논과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 Rv424 1악장 그리고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2악장이 그것! 마지막의 피아노 소나타는 배경음악이라기보다는 극중의 주희가 연주하는 곡이기에 성격은 다소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캐논같은 경우는 드라마에서 많이 사용되는 상투적인 편인데 영화의 아늑한 분위기에 좋게 작용하는 듯하다. 비발디 협주곡 b단조 1악장은 그렇게 많이 사용되는 곡은 아니지만, 비발디 특유의 아련함과 역동성이 잘 살려지고 있다. 이 협주곡의 2악장이 굉장히 애련한 맛이 느껴지는 편이다. 비창은 그야 말로 청춘의 애상감을 불러일으키는 맛을 주기에 적당한 곡으로 검은 교복의 주희와 준하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다.(BACH2138)


덧글

  • 2010/04/29 18: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BACH2138 2010/04/30 08:07 #

    국내영화중에서 감명적인 영화라 생각합니다.
    저도 보는 내내 찡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배경음악도 아름다웠고요....